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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23 EPL 9R] 토트넘 vs 리버풀

korbean 2017. 10. 22. 23:53

[EPL 9 Round] 토트넘 vs 리버풀 리뷰

2017년 10월 23일(일, 00:00 KST)

토트넘(4) : 리버풀(1) (FT)


오랜만에 토트넘의 '임시 홈구장' 웸블리가 홈팬들의 함성소리로 들썩였다. 토트넘은 홈에서 리버풀을 상대로 크게 이기며 웸블리를 임시 홈구장으로 사용한 후 홈경기 무승의 징크스를 깨버렸다. 더불어 포체티노 부임후 리버풀을 상대로 이긴적이 없었던 전적을 깨버리며 기분 좋은 선두권 경쟁을 이어나갔다.

반면 리버풀은 2주간 맨유, 토트넘을 연속으로 상대하며 9위라는 순위로 내려앉았다. 맨유전에서의 강한 투지와 전방압박에 의한 체력소모 때문일까, 토트넘전에서는 전반전에만 3골을 내리 먹히며 고질적인 수비문제를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꼈다.


# 경기 세줄평

1. 리버풀을 제압한 포체티노의 투톱

2. '탈 리버풀' 바라는 쿠티뉴, 아쉬운 분전

3. 치명적인 실수를 유발한 리버풀의 수비진


Copyrights. English Premier League


# '명장' 포체티노, 리버풀을 압도한 투톱 전략

토트넘은 공격적인 자원들이 풍부하다. 공격의 핵 해리케인을 비롯하여 손흥민과 요렌테가 있고, 공격적 자원인 델리알리와 에릭센도 언제든지 골을 넣을 준비가 되어 있다. 특히 포체티노는 젊은 선수와 변칙적인 전술을 적절히 잘 사용하는데, 전방을 해리케인으로 고정시켜 두고 손흥민이나 알리, 윙크스 등을 적절히 배치시켜 상대의 전술에 바로바로 반응하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이번 전략은 포체티노의 완전한 전술적 승리다. 손흥민과 해리케인이 서로 위치를 스위칭하며 리버풀의 수비진을 완전히 교란했다. 해리케인이 아래로 내려와 있다면 손흥민이 전방에 위치하고, 손흥민이 아래로 내려와 볼배급을 하면 해리케인이 전방에 위치한다. 주 전략이 해리케인을 원톱으로 두고 손흥민, 델리 알리, 에릭센이 뒤를 받혀주며 케인을 '타겟맨'으로 지정했다면, 이번 투톱은 손흥민과 케인이 부실한 리버풀의 뒷공간을 노리는 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맞춤형 전략이었다. 



# 또 하나의 전술, 손흥민의 '스피드' 

손흥민의 골 장면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은 크로스를 낮은 발리슛으로 해결한 것 뿐만이 아니다. 요리스가 길게 던져준 공을 해리케인이 돌파해 크로스해주는 과정에서 손흥민의 스피드를 볼 수 있었다. 

투톱 전략의 가장 이상적인 경우라면, 손흥민은 낮게 내려와 있던 해리케인보다는 위에 위치해 있어야 했다. 하지만 두 번째 골 장면은 토트넘에서 리버풀로 빠르게 공격전환이 이루어진 순간이었고, 리버풀의 공격 기회 동안은 리버풀의 높은 수비라인 때문에 손흥민은 더 높은 곳에 위치할 수 없었다. 이러한 위치선정의 부족함을 손흥민의 스피드가 살렸다. 

이러한 손흥민의 스피드는 다양한 전술적 가치를 지닌다. 스피드가 빠른 선수가 높은 골 결정력까지 가지게 되면 활용가치가 매우 높다. 일례로 저메인 데포가 있다. 물론 손흥민과 데포의 플레이 스타일이 완전히 동일하다고 할 수는 없으나, 토트넘 입장에서는 토트넘 내에 쏠려 있는 케인의 득점 비율을 줄일 수 있는 전술적 기회가 남아 있다. 



# 또 드러난 리버풀의 수비 문제, 분전하는 쿠티뉴

클롭은 마네, 랄라나가 부상으로 빠진 후 리그에서 계속 동일한 전략을 사용했다. 쿠티뉴-피르미누-살라로 이어지는 쓰리톱을 메인으로 내세워 리그에서 맨유를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었고, 챔스에서는 7:0의 대승을 거두었다. 하지만 항상 불안요소를 남겼던 리버풀의 수비는 최악의 수비력을 보여주며 개선이 절실함을 드러냈다. 

이는 클롭의 탓이 크다. 리버풀의 수비는 기본적으로 집중력이 부족해 보였다. 물론 데얀 로브렌이 치명적인 실수를 남기며 이른 시간에 2:0이라는 결과를 만들었지만, 전반 20분 안에 두 골을 먹힌다는 건 수비수의 집중력과 전술적 문제이다. 클롭은 토트넘이 투톱 전략으로 나서는 것을 보았으면 쓰리톱보다는 쿠티뉴를 전술적으로 중앙배치해서 중앙을 보강하고, 밀너와 핸더슨을 수비적으로 내렸어야 한다. 뒤늦게 체임벌린이 들어오며 쿠티뉴를 중앙으로 배치하고 밀너를 수비라인으로 내려버리는 선택을 했지만, 때는 너무 늦었다. 수비를 구성하는 인원에 문제가 있었다면 라인을 조절해서 전술적으로 막았어야 한다. 


살라는 리버풀로 이적한 후 빠른 측면 돌파와 준수한 골 결정력으로 리버풀의 공격축구를 도왔다. 쿠티뉴 또한 중원에서 강한 압박과 드리블을 통해 볼을 지키며 공격을 이어나갔는데, 마지막에 잘 풀리지 않자 중거리 슛을 때리는 등 본인의 기량으로 풀려는 의지도 보여주었다. 하지만 리버풀 공격의 진짜 문제는 피르미누이다. 최근 경기에서 피르미누의 경기력은 상당히 나쁘다. 강한 압박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살라나 쿠티뉴의 볼 배급을 받아 골을 결정짓는 것도 아니다. 따지고 보면 피르미누야말로 리버풀 공격의 '원톱'인데, 그 포지션에 맞는 골 결정력을 보여주지 못하니 리버풀도 동시에 부진하다.  



# 다음 관전 포인트

리버풀은 맨유, 토트넘에 이어지는 힘든 리그 일정을 끝내고 허더즈필드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하지만 허더즈필드는 승격팀답지 않게 11위라는 성적을 기록중이고, 최근 맨유를 2 : 1로 제압했다. 맨유가 허더즈필드를 수비적으로 상대해 패했다면, 항상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리버풀은 또 다른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 더 이상의 '의적질'은 9위 리버풀에게 위험하다. 

토트넘은 해리케인 없이 올드 트레포드에서 맨유전을 치른다. 해리케인은 토트넘 공격의 '절대적인 존재'이다. 페르난도 요렌테가 해리케인을 대체할 수 있을지, 아니면 폭발적인 스피드를 강점으로 보여주고 있는 손흥민이 케인의 빈 자리를 잘 메꿀 수 있을지 관심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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